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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소니 헤드폰(WH-1000XM4) 한달 찐 사용 후기

by 하모예 2024. 2. 24.

신혼여행 계획을 짜면서 공항에서 헤드폰을 끼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직 결혼 7개월도 더 남았는데 신혼여행 가는 비행기 안에서를 생각하다니ㅋㅋ

예랑이한테 "헤드폰 살까?"하면 "유럽에서 도둑맞고 운다~"하더라고요. 

'살까? 말까? 뭘 사지? 에어팟 맥스 사면 아이폰으로 돌아가야 하나?' 생각만 했지요.

주말에 같이 이불 빨래 하러 코인 세탁방 가기로 해서 나가려는데

갑자기 예랑이가 엄청 급하게 택배가 왔으니까 빨리 정리하고 가야 된다는 거예요. 

나가보니 엄청 큰 쿠팡 박스가 와있었습니다.

빨리 열어보자! 해서 열었더니... 세상에ㅠㅠ

심지어 선물 패키지로 시킨 예랑이의 섬세함

제가 잠깐 외출한 사이에 쿠팡에서 헤드폰을 산 거예요.

색깔도 어쩜 딱 사고 싶었던 걸로 잘 골라서는ㅠㅠ

눈물이 주르륵 흘러서 울고, 예랑이가 '나 잘했지'하는 표정으로 안아주는데 정말 행복했습니다.

저는 제 것 살 때 자잘하게 예랑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걸 같이 사주는데

예랑이는 한 번씩 큰걸 턱턱 사줘서 저를 무장해제 시키곤 해요. 

자, 본격적으로 헤드폰을 끼고 다니면서 느낀 WH-1000XM4의 장단점을 살펴볼까요?

|  장점 

1. 엄청 예뻐요. 

헤드폰을 사려고 할 때 XM4, XM5, 에어팟 맥스 세 개를 두고 고민을 했었는데요.

저는 테크 블로거도 아니고 후기에 기능은 비슷하다고 해서 디자인이 제일 고민이었어요.

에어팟 맥스는 소화를 못할 거 같고 마크4랑 마크5중에서 고민했었죠. 

그러다가 지하철에서 머리가 큰 남자분이 마크5를 끼고 있는 걸 봤는데

무언가 머리 위쪽에 새로운 귀가 생긴 거처럼 벌어져서 안 이뻤어요.

아... 저게 사람들이 말하는 요다현상이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마크5에 귀랑 머리가 이어지는 부분이 각져있어서 더 두드러지더라고요.

마크4는 머리 부분이 두껍고 자연스럽고 둥글게 이어져서 요다 현상이 전혀 없습니다.

비오는날의 헤드폰

2. 생각보다 대화 모드 전환이 빨라요.

헤드폰을 쓰고 다니면 정말 세상에 나와 노래만 있는 것처럼 조용해요.

하지만 Speak-to-Chat 모드를 켜놓으면 내가 누군가에게 말을 걸면 대화를 할 수 있어요. 

사기 전에 검색했을 때 모드 전환에 2분 정도 걸린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편의점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대화모드로 바뀌는데 2분이 걸리면 도움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죠.

실제로 기능을 켜놓고 카페, 빵집, 약국, 편의점 등에 가봤는데 생각보다 엄청 민감하더라고요.

제가 아르바이트를 오래 해서 가게에 들어갈 때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습관이 있는데

인사를 하면 바로 대화모드가 켜져서 헤드폰을 낀 채로 모든 물건을 살 수 있었어요. 

3. 배터리가 정말 오래가요.

일주일 동안 출근하고, 퇴근하고 할 때만 끼면 30% 정도 소진돼요.

하루에 1시간 정도 잡으면 5시간 정도 노이즈캔슬링 켜고 쓰면 그 정도 쓰더라고요.

만약에 출퇴근용으로만 쓴다고 하면 2주 정도는 충전을 하지 않아도 쓸 수 있어요.

한 번은 천안에서 서울까지 지하철 타고 왔다 갔다 했는데 헤드폰 있으니까 할만하더라고요. 

10시간 동안 유럽 가는 비행기에서도 끄떡없습니다. 

(비행기처럼 블루투스 사용이 제한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도 포함되어 있어요.)

|  단점

1. 귀가 아플 수 있어요.

엄청 예쁘고, 생각보다 편하고, 그리고 지하철에서 몰입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그런데 얼마 전에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어지럼증이 있어서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최근에 이어폰을 오래 끼고 있었냐고 하시더라고요. 

헤드폰을 새로 샀다고 말씀드렸더니 헤드폰은 귀를 감싸서 소리가 크게 들릴 수 있대요. 

고막에는 아무 문제없었고 선생님도 신경성이라고 하셨지만 영향이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평소에 이어폰을 잘 안 끼는데 헤드폰 사고부터 예랑이 보라고 열심히 끼고 다녀서 그런가 봐요.

너무 오래 끼면 귀가 약한 분들은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2. 큰 가방이 필요해요.

마크4는 마크5랑 다르게 헤드폰을 접어서 보관할 수가 있고 그래서 케이스도 작은 편이에요. 

그래도 헤드폰은 헤드폰이라서 아무리 접어서 보관해도 큽니다. 

가방을 아예 들고 다니지 않거나, 작은 가방을 드는 경우에는 케이스를 가지고 다닐 수 없어요.

헤드폰을 가지고 다니려면 큰 가방이 필요합니다.

여자분들은 아시겠지만 가방이 크면 이쁘기 힘들잖아요ㅠㅠ

헤드폰을 목에 끼고 있거나 팔에 걸고 다니는 분들이 멋져 보이려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헤드폰 때문에 원하지 않는 가방을 메고 싶지 않은 분들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헤드폰 소지용 가방

3. 지하철에서 통화가 안 돼요. 

마크4랑 마크5 둘 중에 고민을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마이크였습니다.

마크4에 비해서 마크5 마이크 개수가 2배 늘어서 성능이 엄청 좋아졌대요.

처음 마크4를 선물 받았을 때 신나서 집에서 통화를 해봤는데 잘 들리길래 괜찮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번은 지하철에서 급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상대방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고 했어요. 

지하철 소리가 영화관에서 듣는 것처럼 엄청 크게 들리고 목소리는 아예 안 들린대요.

조금만 소음이 커지는 실외로만 가도 통화가 잘 안 들릴 만큼 통화품질은 좋지 않습니다.

디자인적인 요소가 이 부분을 이길 만큼 커서 마크4를 선택했지만 마이크는 아직도 아쉽습니다.

|  총평

만약에 한 달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여도 똑같은 선택을 할 거예요. 

헤드폰을 써보고 싶었고 시중에 나와있는 헤드폰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XM4를 고를 거예요.

마크4의 마이크 성능이 많이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요다가 되지 않는 쪽을 택할래요.

평소에 통화를 많이 하시는 분이라면 마크5를 구매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10만원 더 저렴하고 이쁜 마크4를 구매하시는 걸 추천해요.

비전문가의 후기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진 않았을지 걱정이 되지만

헤드폰을 구매하려고 고민 중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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