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방탈출 다니던 코찔찔이 둘이서 결혼이란 걸 하게 되었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정보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둘이기에
검색해서 예약하고 정해진 날짜에 퀘스트만 수행하면 되는 줄 알았죠.
그러나 첫 번째 스텝부터 문제가 생겼는데,
대부분 정보는 목적(광고)이 있는 글이어서 진솔하지 못했고
시원하게 우리의 궁금증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결혼을 할 누군가를 위해서
진짜 아예 광고 하나도 없이 솔직하게
저희 둘이 결혼하기까지 겪었던 일들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먼저 포털에 "결혼 준비"를 검색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박람회에 한번 가보라고 추천하시더라고요.
두리뭉실하게 생각했던 스케줄이 확 와닿는다면서...
그래서 박람회를 가려고 이미 결혼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궁금하면 가도 좋은 데 가서 절대 계약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할인가를 보면 충동적으로 계약을 하게 되고 나중에 찾아보고 후회하게 될 거라고 말이죠ㅠㅠ
출근할 때 한번, 퇴근할 때 한번 지하철 입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를 꼬박꼬박 받아오는 저에게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절대 계약을 하지 마라니 불가능한 일이었고,
바로 남자친구에게 가지 말자고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본인은 거절을 잘하는 편이지만 거절을 할 때 정말 4가지 없게 하는 편이라며 가지 말자고 했고요ㅋㅋ
거절을 못하는 여자와 거절을 잘하지만 4가지 없는 남자의 결혼이라니
덕분에 보이스피싱 당할일은 없겠네요.
그렇게 박람회는 신청하지 않았고, 대신 사람들이 추천하는 다이렉트 결혼 카페에 가입했습니다.
중고거래 사이트 마냥 가입해 두고 눈팅만 하면 되는 사이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업체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였다는...
가입하고 며칠 있으면 업체에서 카톡이 옵니다.
너희의 플래너는 두 사람이 매칭되었고, 둘 중에 골라라고 와요.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정말 별 생각이 없었고
남자친구한테 그냥 신기하다고 얘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저녁에 두 분 중에 한 분이 전화가 왔어요.
그분은 자신이 저의 담당 플래너라고 소개했고,
언제 결혼 예정이냐고 물어보셔서 내년 하반기쯤 생각하고 있다고 하니
지금도 늦었다며 당장 상담 예약을 잡자고 했습니다.
네..? 당황스러웠어요.
저희는 아직 결혼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생각이 없었고
그냥 눈팅만 하려고 카페 가입한 게 다인데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전화가 와서는
내가 너의 담당 플래너다!!라고 하시니까...
당황한 나머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창피한
정말 멍청이 같은 말을 많이도 했습니다.
플래너님이 이번주 토요일 시간되냐고 하시길래
원래 박람회 가려고 했던 날이라서 괜찮다고
근데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어서 계약할까 봐 신청은 안 했다면서
저의 어리숙함을 잘도 주절주절 거렸습니다.
플래너님은 웃으시면서 그러면 설명만 해드릴 테니까
절대 절대 계약하지 말고 듣기만 하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싶었지만
이 간단한 전화마저도 거절을 못한 저는
설명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고 합리화하면서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ㅠㅠ
나중에 플래너님이랑 이야기를 해봤을 때
이런 신부는 처음 봤고,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고 하셨어요.
다행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의심만 많은
바보를 좋게 봐주신 플래너님 리스펙
다음날 경험자 친구에게 네가 박람회 가서 구경만 하고 오라고 했는데
나 박람회 가게 됐다고 너무 무섭다고 카톡을 했어요.
그러자 헐레벌떡 전화를 해서 설명을 해줬습니다.
본인도 카페에 가입했었고 담당 플래너가 배정되었으며,
박람회도 갔었는데 그분이 굉장히 불친절했다고 하더라고요(헉)
그래서 비동행 업체를 직접 찾아보고 플래너를 구했대요.
헐... 내 담당 플래너도 불친절한 사람이면 어쩌지
이번에는 마음에 안 들면 꼭 바꾸자는 생각을 가지고
남자친구의 손을 잡고 박람회 장에 쫄래쫄래 갔습니다.
다음화에 계속...
| 다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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